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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이야기

2019 인도네시아 단기선교 후기(강지현)

작성자
강지현 청년
작성일
2019-02-06 20:36
조회
257
행복했던 일주일 간의 인도네시아 선교 후기를 나누겠습니다. 인도네시아 선교를 떠나기 직전까지도 여느 때와 같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선교를 떠나는 것이 100% 실감은 나지 않았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7시간 끝에 현지 시간으로 밤 10시경에 인도네시아에 도착했습니다. 습하고 더운 기운과 함께 공항 근처 곳곳에서도 보이는 야자수의 풍경이 낯설었습니다. ‘진짜 인도네시아에 왔구나..!’ 그제야 실감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선교 팀을 마중 나오신 김정민 선교사님과의 인사도 잠시, 부지런히 택시를 잡아 타고 공항 근처 호텔에 들어가 잠을 청하게 됐습니다.

다음 날 아침부터 본격적인 선교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자카르타 공항으로 다시 이동하여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칼리만탄 섬으로 향했습니다. 드디어 첫 사역지인 밀림의 링가달람 교회를 방문하게 될 생각에 설렜습니다. 비행기에서 버스로, 버스에서 트럭 뒷자리로, 마지막으로 작은 쪽배에 옮겨 타며 링가달람 교회에 가까워져 갔습니다. 물 위에 지어진 집, 물에 뛰어들며 노는 아이들, 울창한 나무들을 보면서 지체들과 배를 타고 가는 것이 신기하고 설렜습니다. 배에서 내려서는 약 15분간 진흙 길을 걸어간 후에야 링가달람 교회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진흙 길이었기에 걸음이 쉽지 않았고, 신발 바닥에는 진흙이 높게 층을 쌓았습니다. 들고 가는 짐도 무거웠지만 바닥이 진흙이기에 중간에 내려놓을 수도 없어 힘이 들었습니다. 문득, ‘이 곳 주민 분들은 교회로 오시는 길이 이렇게 어렵겠구나’하는 생각이 들며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주님의 전을 섬기는 이 분들의 열심이 아름답고 귀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링가달람 교회에 도착을 하고 짐을 풀어 놓자마자 집회를 바로 시작해야 한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우리의 도착이 다소 지체되어, 리허설 등의 준비 없이 바로 집회를 시작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아침부터 이동이 많았기에 피곤했음에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이 서둘러 공연준비 물품을 챙기고 집회를 시작했습니다. 현지 주민 분들은 예배당을 가득 메우고, 문 밖까지 서 계실 만큼 많이 찾아와 주셨습니다. 최대 100명 정도로 예상했던 참석 인원은 거의 140명 가량이나 되었습니다. 링가달람 교회 창립 이래, 가장 많은 인원이 모인 날이었다고 합니다. ‘집회가 있는 것을 어떻게 알고 이렇게들 찾아와 주셨을까. 이곳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었나...’ 여러 생각이 스치며, 와 주신 한 분 한 분이 참 귀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녁 집회였기에 어두운 밤에 집에 돌아가셔야 할 것이 오히려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현지 주민 분들의 취침 시간은 저녁 8시라고 합니다. 날씨가 덥기에 아침 일찍부터 일과를 시작하고 저녁에는 일찍 잠에 든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집회와 마을잔치의 모든 시간을 지키며 8시가 넘어서까지 돌아가지 않고 자리를 지켜주신 현지 주민 분들께 참 감사했습니다. 몇 시간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밤이 그들에게 선명한 기억으로 남기를, 또한 예수 그리스도가 확실히 심어졌기를 기도합니다. 땀으로 머리를 감은 듯 체력적으로 힘든 날이었음에도, 감사함과 감동의 울림이 더욱 컸던 첫 번째 사역이었습니다.

다음 날 오전 8시부터 링가달람 교회 소속 몬테소리 유치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차례 집회를 한 후, 다음 사역지로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링가달람 교회의 순수하고 순한 아이들, 따뜻했던 목사님 내외분 및 성도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서 아쉬웠습니다. 아쉬운 만큼 앞으로 이들을 기억하며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시 약 3시간을 버스로 이동하여 두 번째 사역지인 안중안 교회에 도착했습니다. 안중안 교회에서 어린이 집회와 청소년/청년 집회를 연달아 하면서 워낙 땀을 많이 흘리게 되어 피곤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본드, 동성애 등으로 혼탁하다고 한 안중안 도시의 다음 세대들이 진짜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게 되기를 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들의 강퍅한 마음을 녹이시고 이들에게 새로운 삶을 열어주시기를 기도하며 공연을 했습니다. ‘내가 설교자라는 마음으로 공연을 해야 한다’는 백주훈 목사님의 말씀을 기억했습니다. 우리의 몸짓 하나 하나가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기를 기도하며 무대에 섰습니다. 평소, 5명 정도의 청년들이 모여 예배를 드린다는 안중안 교회에는 집회에 100명이 넘는 청년들이 참석했습니다. 이 많은 수의 발걸음을 인도하신 하나님께서 이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남기시고 구원의 길을 열어주실 것을 믿습니다. 이 먼 곳으로 등대 지체들을 부르신 하나님께서 분명히 이 영혼들의 마음에 문을 두드리셨을 것입니다.

집회 이후에는 약 1시간 가량 현지 분들과 포토 타임을 가졌습니다. 현지 분들은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같이 사진 찍고 싶어하시고 좋아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사랑을 전하러 갔는데 오히려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게 된 것 같아 ‘아차’ 싶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사진 촬영을 하다가, ‘같이 사진 찍는 한 분 한 분의 구원이 길이 열리기를 기도하자’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때마다 몇 초 되지 않는 짧은 기도였지만 하나님께서 분명히 응답하실 줄로 믿습니다.

안중안 교회 및 성도 분들의 여러 집에서 선교 팀이 흩어져 하룻밤을 보낸 후, 다음 날 오전 어린이 대상 집회를 했습니다. 집회 이후 각자 2-3명의 어린이들과 짝을 지어, 인도네시아어로 복음을 전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그 영혼들에게 뿌리 내리기를 기도하며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읽었습니다. 후에는 영접 기도를 따라 하게 시키고, 마지막에는 아이들과 손을 붙잡고 한국어로 기도했습니다. 처음 만나게 된 영혼들이었지만 이들이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아가기를, 많은 사랑을 받고 또 흘려 보내는 귀한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기도했습니다. 맑은 아이들의 모습이 참 사랑스러웠고 그래서 더욱 진심으로 축복기도가 나왔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안중안 교회에서의 사역을 마치고 또 다시 아쉬운 이동을 해야 했습니다. 머문 시간은 하루 남짓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안중안 교회와 성도 및 지역 주민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언어가 통하지도 않았고, 문화도 달랐지만 그 분들이 찬양하고 기도하는 모습은 우리와 같았습니다. 나에게 찾아와 주신 하나님이 그들에게도 동일하게 찾아가셨고, 동행하고 계신 것이 느껴졌습니다.

이후에는 신학 고등학교와 데마 에브라다, 살라티가 지역 가나안 교회 및 응아락 교회까지 3곳의 밀림교회를 방문했습니다. 방문하는 곳의 각 사역 현황과 기도제목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짧은 방문이었지만 현지 교회의 필요를 들을 수 있어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많은 말을 나누지는 못했지만 현지 청년 목사님들의 겸손하고 깊은 영성이 느껴져서 감동이 되었습니다. 밀림에서도 이 분들을 통해서 충분히 보배로운 믿음의 세대들이 자라날 수 있겠다는 소망이 전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응아락 교회에서 에브라다, 가나안 교회 성도 분들과 연합집회를 했습니다. 이 중, 어린이 집회 때는 우연히 문 앞에서 신발을 정리하게 됐습니다. 아이들이 벗어놓은 신발들을 보니, 때가 거의 묻지 않은 새 신발들이었습니다. 평소 아끼던 소중한 신발을 신고 온 듯 했습니다. 우리와 함께하는 이 시간이 이들에게 귀중한 시간이겠다는 생각이 스쳤고, 최선을 다하여 각 순서에 임하고 싶었습니다. 힘 주시는 하나님을 의지하며 그렇게 평신도 대상 마지막 집회를 섬겼습니다. 영적인 무기력감과 신앙의 매너리즘에 빠져있다고 한 세 곳의 밀림 교회 성도 분들께 도전이 되고 힘을 불어넣는 시간이 되었기를 기도합니다.

이후, 다시 폰티아낙 시내로 이동하여 다음 날 김정민 선교사님의 사무실이 있는 신학 대학교를 방문하고 채플 공연을 했습니다. 회교도 국가에서 기독교의 차기 영적 리더가 되실 분들을 만나게 된 것이 영광스러웠고, 소중하게 다가왔습니다. 아직 대학생이기에 대개 나이는 저보다 어린 듯 했지만, 한 분 한 분에게 사랑과 예의를 갖추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인도네시아 곳곳에서 앞으로 이 분들을 통해 놀라운 역사를 이뤄나가실 하나님이 기대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인도네시아 선교 동안, 여러 교회 및 신학교를 방문하고 수 많은 현지 주민 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자카르타 공항에 첫 도착 후 낯설었던 인도네시아가 떠나는 날에는 참 친숙하고 따뜻한 곳으로 느껴졌습니다. 맑고 순수한 인도네시아 영혼들을 사랑하게 되는 소중한 일주일이었습니다. 앞으로 김정민 선교사님을 통해 기도제목을 듣게 되면, 인도네시아를 위해 정말 진심 어린 기도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경이 넓어진다’는 것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 바로 이런 것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나의 관심 영역, 기도 영역이 넓어짐을 경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곳에서 대단하고 큰 일을 하고 돌아왔다고 할 수는 없지만, 충분히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온 것 같습니다. 20명의 우리 등대 지체들의 발걸음을 인도네시아로 인도하신 하나님과, 기도 및 물질로 큰 힘을 실어주신 성도 분들께 사랑과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뜨리마 까시♡